선비문화탐방로, 자연에 얹은 풍류 이야기, 국내여행, 여행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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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문화탐방로, 자연에 얹은 풍류 이야기


옛말에 ‘좌안동 우함양’이란 말이 단지 서울을 기준으로 안동이 왼쪽, 함양이 서쪽에 있어서 생긴 말은 아닐 것이다. 조선시대 선비들을 길러내던 양반의 고장’으로 경상남도 안동과 함양이 대표적이었는데, 이때 안동이 전통적으로 집권세력을 많이 배출했다면, 함양은 이른바 재야의 선비들을 길러낸 고장으로 통했다. 이런 성향이 함양군 안의면 월림리 화림동 계곡(농월정 계곡)을 따라가며 정자를 지어 올렸을까? 폭포처럼 웅장하지도, 그렇다고 얼음장처럼 차갑지도 않은 계곡에는 골마다 들어선 정자들이 권력보다 자연을 지향하는 듯 풍류로 가득 차 있었다.

                    
                

덕유산 자락. 화림동 계곡을 걷다

 
  • 선비의 고장으로 불리는 함양에는 선비들이 호연지기를 키웠을 아름다운 계곡과 정자가 줄이어 있다.

연암 박지원은 함양 현감으로 부임해 화림동 계곡을 보고 이런 말을 남겼다.
 
‘한양 사람들이 무더운 여름날 화림동 계곡에 발 담그고 탁족 한번 해보는 것이 소원이라더니 과연 화림동이로구나’
 
화림동 계곡은 영남 유생들이 과거를 보기 위해 덕유산 육십령을 넘기 전 숨 한번 돌리고 가는 길목이었다. 계곡과 소가 굽이굽이 어우러져 있어 물을 구하기도 쉬웠지만 팔담팔정, 여덟 개의 정자와 여덟 개의 소가 어우러진 모습이 너무도 아름다워 풍류를 즐기기 좋았던 이유도 있으리라. 이 여러 개의 정자들 중 남아있는 것과 새로 세워진 것들을 다 포함해 과거 보러 가던 선비들의 마음을 느껴볼 수 있도록 만든 것이 바로 선비문화탐방로다. 거연정부터 시작해 농월정 국민관광지를 비롯한 갖가지 정자들을 만나며 걷다 보면 그 당시 선비들이 느꼈을 호연지기가 물드는 느낌이다. 이 길은 농월정 터를 중심으로 크게 두 코스로 갈리는데, 거연정~농월정(6㎞) 코스와 농월정~광풍루(4㎞) 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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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호정은 팔정팔담중 유일하게 단청이 있는 정자다. 그 화려함은 가까이에서 볼 수록 빛을 발한다.

화림재 전공(全公) 전시서 선생이 세상이 어지러워 이곳에 은거하였다는 비가 있는 ‘거연정’. 이곳에서 선생은 서산서원을 짓고 그 옆에 억새를 이어 정자를 지었는데, 대원군 명으로 모두 철폐되자 그 후손들이 이곳에 새로 정자를 지었다. 거연정에서 얼마 안 가 군자정을 만난다. 거연정은 자연에서 도드라져 있다면 군자정은 자연 속에 숨어들어 있다. 그러면서 화려하기보다 담백한 매력이 있는 군자정은 함양 태생의 일두 정여창 선생의 호에서 지어진 이름이다. 선생은 처가인 봉전마을에 머물 때 이 계곡을 자주 드나들었다. 화림재 선생의 제자가 그를 기려 이곳에 정자를 세운 것이다.
 
겹처마에 화려한 단청이 인상적인 ‘동호정’은 높이 솟은 단청의 모양새로 그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물이 넓게 퍼져 흐르는 정자 아래로 차일암 바위가 고고한 자태로 들어 앉아 있다. 동호정이란 이름은 조선 선조 때의 학자 정만리 선생의 호에서 딴 것으로, 1890년 무렵 그의 후손들이 세웠다. 임진왜란 당시 의주 몽진 때 선조를 업고 수십 리를 달린 그의 일화는 유명하다. 이처럼 함양의 정자들은 자연 속에 얹은 듯 자연스러운 흐름을 가져가면서도, 자연을 감상하기 좋은 곳에 만들어져 사람과 자연의 질서를 잘 이해하고 있는 듯하다.

 

농월정의 안타까움, 복원 신호 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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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꾸준히 탐방객들이 이어지는 선비문화탐방로. 농월정이 복원되면 한층 그 풍류를 더할 예정이다.

함양이 선비와 정자의 고장이라고 불리는 것은 정자와 누각이 100여개나 지어졌던 이유도 있지만 팔정팔담이라 불리는 화림동 계곡의 풍류덕분도 있다. 그 중 가장 많이 알려졌던 것이 바로 농월정. 달을 희롱하며 논다는 다소 짗궂은 이름이 붙은 이 일대는 1995년 9개의 국민관광지로 선정될 정도로 널리 알려진 명소다. 달 밝은 밤 이 계곡물에 비친 달을 희롱하며 논다더니, 농월정 터 앞 커다란 반석 위로 지나는 맑은 물이 신록의 산세와 더해져 가슴속까지 시원하게 적셔준다. 그렇게 그저 막히면 돌아들고 높으면 가차 없이 떨어져 다시 흐르는 물줄기가 그간의 세월을 거쳐 만들어낸 골 안에서 조용히 소를 이루는 화림동 계곡은 한 폭의 선경을 연출한다.
 
‘월연암’이라 이름 붙은 너럭바위에는 ‘지팡이를 짚고 노닐던 곳’이란 뜻의 ‘지족당장구치소’ 글귀가 지금도 선명하다. 바위 옆으로는 조선 선조 때 관찰사와 예조참판을 지낸 지족당(知足堂) 박명부가 낙향 후 세운 정자 농월정(弄月亭) 터가 자리해 있다. 골이 깊고 물이 맑아 특히 여름이면 수많은 인파가 붐비는데, 특히 바위 위로 흐르는 물에 몸을 담그다 정자 밑에서 더위를 피하기도 하는 이곳 계곡만의 피서 법을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은 그 행복감을 감히 상상할 수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곳 풍치는 예전만 못하다. 핵심이 빠졌기 때문이다. 예부터 사람들이 계곡을 찾아 은거하던 까닭이기도 했던 농월정이 2003년 화재로 소실되면서 한동안 흔적조차 모호했었다. 그러나 잘하면 올해 안으로 새로운 농월정의 모습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5월 22일 종도리를 올리며 건물의 무사안녕을 축원하는 상량식이 그 신호탄이다. 안의 계곡까지 이어지는 선비의 풍류가 이어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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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림동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멋진 8정자가 있어 선비와 정자의 고장이라 불리는 함양군, 
선비의 풍류를 즐기고 싶다면 경남 함양으로 떠나보세요! 

트래블투데이 편집국

발행2015년 06월 08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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